안녕하십니까. 순교자 성당 교우 여러분.  

제가 애틀랜타에 온 지 오늘로써 55일 째가 됩니다. 그 동안 저에게 보여주신 친절함과 관심에 감사 드립니다. 내내 덥더니만, 오늘 새벽에 운동하러 가면서 창문을 열어놓고 달렸는데, 아주 시원했습니다. 벌써 가을이 건가요?  

어제(8.4)는 그레고리 대주교님이 오셔서 경건하게 성전(김대건성당)을 축성해 주셨고, 새 성전 축성을 준비했던 분들에게도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습니다. 그곳은 이제 도라빌공소가 아니라, 주님의 성체가 모셔진, 사제가 있는 김대건성당으로 불려야겠습니다.(우리는 순교자성당) 그곳에 부임한 류형렬 신부님과 그곳에 속한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하며, 새 성전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두 성당의 다름 안에서 아름다운 교류와 만남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자리를 빌려 가지 드릴 말씀은, 이제 순교자성당에는 혼자 남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안 신부님은 귀국하시고, 류 신부님은 김대건성당에서 일하시고, 보좌신부는 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불가피하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본당에 분의 신부님이 활동했던 사도직 영역을 어느 정도 축소해야 하는데, 에너지 넘치는 그분들이 이루어놓은 영역 전부를 제가 “감당”하기란 무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즈음 제가 사도직을 가지로 나누어서, 순교자성당에 무엇이 중요한지, 제 능력에 비추어 무엇을 있고 어떤 것을 있는지를 식별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반드시 해야 사도직,(미사를 중심으로 하는 성사생활) 둘째는 첫째를 심화시키게 하기 위한 것,(교리교육과 영적면담) 셋째는 해도 좋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첫째의 것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다양한 인간적 만남과 친교)

둘째와 셋째는 사제들의 능력과 관심에 따라 차이가 있고 순서가 바뀔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신부님은 셋째를 강조하셨지만, 이제 저는 둘째를 강조하려고 합니다. 둘째와 셋째는 서로 상호보완적이어서, 제가 둘째에 충실할 있다면, 이 다음번에는 주님께서 셋째에 충실할 주임사제를 보내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적인 만남들을 자제해야 같은데, 그 이유는 제가 사제로서 반드시 해야 사도직의 본분을 잃지 않고 수행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미사시간을 조종한다든지,(구역미사 관계로 매주 수요미사 없어짐) 날짜를 바꾸고, 만남의 시간을 조정하고 면담을 가급적 30분으로 한정시키는 불가피한 조치를 수밖에 없음을 양해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에게 익숙한 것들이 조금 바뀔 같은데, 어쩌면 멋진 탈바꿈, 곧 애벌레 고치에서 나비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성모몽소승천 대축일이 지난 후, 확정되는 대로 공지하겠습니다.  

가을이 오나 했더니만 다시 햇볕이 무자비하게 내리쬐기 시작하네요. 아직 선선한 가을이 오지 않은 것은 우리의 신앙과 삶이 결실을 위해서는 더욱 더 익어야 필요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위에 건강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2011년 8월 3일   하태수 신부 드림.